인생을 바꾼 인연

1998년 여름, 필자가 처음 미국 유학을 시작했을 당시 학교를 상징하는 인물이 있었다. 그는 바로 거장이라는 표현 말고 달리 설명할 길이 없는 첼리스트 야노스 스타커(Janos Starker)이다. 헝가리 출신의 스타커는 리스트 음악원에서 공부한 후 미국으로 건너와 시카고 심포니,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의 수석 첼리스트로 활동하다가 1958년 인디애나 대학교에서 명 교수로 경력을 이어갔던 클래식 음악계의 입지적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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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gmin Kim
꿈의 가수, 꿈의 무대

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가계는 200년 간 50여 명의 음악가를 배출했다. 아버지 암브로시우스는 당시 살고 있던 아이제나흐 시(市)의 가장 잘 알려진 음악감독으로 그의 집은 늘 음악가들로 북적였다. 당숙 크리스토프는 지역의 가장 큰 교회의 오르가니스트이자 뛰어난 작곡가였는데, 어린 시절 바흐는 이 두 사람으로부터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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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gmin Kim
열정을 향한 첫걸음

책만 펴면 졸려서 독서가 안된다는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클래식 음악은 졸려서 들을 수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필자 역시 초등학교 시절 필독도서를 읽고 독후감을 제출해야 했던 고통(?) 때문이었는지 책만 들면 괴로웠다. 일부 음대 지망생들 가운데 자신의 전공분야를 제외하고는 도통 관심조차 가지지 않는 친구들도 있다. 반대로 깊은 관심과 애정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부류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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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gmin Kim
거장의 첫걸음

수 년 전 디트로이트 공항에 친숙한 얼굴이 모델로 등장한 초대형 광고판이 걸렸다. 피아니스트 랑랑(Lang Lang)이었다. 클래식 음악가로서 그가 가진 젊은 에너지와 천재성이 대중적 인지도와 결합되어 커다란 상품 가치를 창출한다는 전략이었을 것이다. 개인적인 견해 차이가 있겠지만 랑랑이 세계 음악계에서 가장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는 피아니스트중 선두에 섰다고 말하는데 큰 무리는 없을 것 같다. 그는 전 세계에 방문해보지 않은 나라가 없고, 서보지 않은 콘서트홀이 거의 없을 정도이며 몸값 역시 최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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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gmin Kim
콩쿨의 아이러니

2013년 독일 뮌헨에서 낭보가 날아들었다. 당시 순수 국내파 바이올리니스트였던 김봄소리가 ARD 콩쿨에서 1위 없는 2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이었다. 특별상과 더불어 현대음악 연주상까지 거머쥔 쾌거였다. 사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한 문화재단 영재 연주자로 선정되어 미래가 예측되었던 연주자였다. 지도교수의 권유로 국내외 콩쿨에서 입상하면서 이름이 알려졌고, 지금은 세계 최고 권위를 가진 대회의 문턱을 넘나드는 실력파로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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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gmin Kim
새로운 패러다임이 열리다

얼마 전 월스트리트저널은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조회수가 한계치를 넘어서 유튜브 집계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했다는 구글의 발표를 경이적인 일이라고 소개했다. 현재 '강남스타일'의 조회수는 약 23억건 정도인데, 유튜브의 설계 당시에는 약 21억건의 조회수를 넘어서는 영상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강남스타일'이 기존의 틀을 깨버렸으며 인터넷의 판도를 바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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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gmin Kim
경청과 소통의 예술,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뉴욕에서 연주 단체를 세운지 6년 째 접어들다보니 만나게 되는 사람들이 많다. 처음에는 주로 만남을 요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종종 만남을 요청받기도 한다. 저명한 아티스트와 합동으로 공연을 해보자는 제안을 받는가 하면, 좋은 연주자를 어떻게 섭외했는지 알려달라는 상담 요청도 받는다. 아예 특정 아티스트를 지목하고 개인 이메일을 내놓으라며 연주료는 얼마나 줬는지 대놓고 말하라는 막무가내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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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gmin Kim
발칙한 판소리

독일의 극작가이자 시인인 베르톨트 브레히트가 남긴 희곡 <사천의 선인>은 중국을 배경으로 하는 역사 우화이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착하고 가난한 창녀 ‘센테’를 선과 악의 대립구조 안에서 고통 받으며 갈등하는 여인의 모습으로 깊이 있게 그려내며 자본주의 도덕의 뒤틀린 현주소를 신랄하게 고발한다. 최근 이 작품은 한국 대중들에게 관심을 받게 되었다. 그 중심에는 바로 판소리꾼 이자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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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gmin Kim
파보의 미덕

요즘 대세가 누구냐 묻는다면 주저 없이 꼽고 싶은 사람이 있다. 바로 에스토니아 출신의 지휘자 파보 예르비(Paavo Jarvi)다. 현재 가장 바쁜 일정과 연주를 소화하는 지휘자 중 한 명으로 전 세계 그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은 없다. 그는 음악가 집안 출신으로 명 지휘자로 잘 알려진 아버지 네메 예르비와 동생 크리스찬 예르비와 더불어 세계 지휘계를 ‘접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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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gmin Kim
작은 것의 소중함

세기의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꽤 오랜 기간 동안 출연을 거부했던 극장이 있었다. 극장 음악감독과의 불화 때문이었다. 세월이 흐른 후, 열성 팬들의 요청에 의해 파바로티는 그 극장으로 돌아왔다. 단, 음악감독이 아닌 객원 지휘자와 공연하는 조건으로. 약 10여 년 전에는 무대 위에서 춤을 추던 발레 댄서가 공연 중 쓰러져 피를 흘리기도 했고, 최근에는 150명의 합창단이 웅장한 노래로 마지막 장면이 시작되었는데도 10분이 넘도록 커튼이 올라가지 않아 무대에 꼼짝없이 갖히게 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련의 모든 사건들은 세계적인 명성과 규모를 자랑하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벌어졌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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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gmin Kim
예술혼의 광장에서

몇 년 전 친구로부터 이메일 한 통을 받았다. LA Times 기사가 담긴 이메일이었는데 KBS교향악단에 관한 보도였다. 내용을 보았더니 당시 신임 음악감독과 단원들과의 마찰에 대한 보도였다. 미국의 주요 언론이 보도할 정도로 화제가 되었던 만큼 이 사태는 당시 한국 음악계를 떠들석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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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gmin Kim
사라진 악기

몇년 전 영국 런던에서 벌어진 일이다. 한 바이올린 연주자가 샌드위치 가게에서 악기를 도난당했다. 도둑맞은 바이올린은 18만 달러(약 18억원)를 호가하는 유명 악기였다. 게다가 바이올린과 함께 보관되어 있던 10만 달러(약 1억원) 상당의 활 두 개까지 함께 잃어버렸으니 그야말로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될 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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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gmin Kim